본문 바로가기
OTT시리즈

더 글로리 실화, 촬영장소, 결말

by 방구석 평론가 2023. 1. 4.
반응형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글로리>의 인기가 무섭습니다. 저도 오픈 당일, 1편만 보고 잘까? 하고 켰다가 밤을 새고 말았어요. 특히 출연진, 등장인물 모두가 구멍 하나 없이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어서 굉장히 몰입하면서 보았습니다. 여주인공 송혜교와 남주인공 이도현의 나이가 14살이나 차이가 나는데, 그것도 '음...고생하면서 살면 폭삭 늙을 수 있지'. 하고 수긍하며 보게 되더라고요. 송중기 홈런에 이은 송혜교 홈런! 용호상박이네요.

페이지 열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는 넷플릭스 더글로리 공식페이지. 아휴...출처. 넷플릭스 홈페이지

더 글로리 실화

더글로리의 내용은 사실 매우 어둡습니다. 고등학교 때 당한 무참한 폭력에 죽을 결심까지 했던 학생이 복수를 하는 내용이이기 때문이죠. 피의 복수를 정당화시키기 위해서일까요? 주인공 문동은(송혜교분)이 고등학교 때 일진 5인조에게 당한 폭력은 그야말로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때리고 성추행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데기로 팔을 지지고, 다리미로 다리를 지지고, 사는 집에까지 쳐들어와 모욕하죠. 오죽하면 청소년 관람불가, 청불 등급을 받았을까요?

그런데 이 참혹한 이야기가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라고 하네요. 2006년 청주 J여중에서 있었던 일명 '청주 고데기 사건'이라고 합니다. 청주 J여중 15살 K양은 한 살 어린 J양과 가장 친한 친구 행세를 하면서 고데기로 다리와 팔에 화상을 입히고, 가슴을 옷핀으로 긁어 상처를 입혔다고 합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말이죠. 이외에도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중학생들이 저지른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잔혹하네요.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욱 끔찍하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고요.

이 외에도 의사가 병원에서 공격당해 사망한 사건도 서울과 부산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었죠. 드라마의 개연성과 핍진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김은숙 작가가 조사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당한 고통과 분노가 더 절절히 와 닿은 것 같아요. 복수에도 일종의 정당성을 만들어주고요.

바둑공원이 있는 촬영장소

<더글로리>를 보신분들이 궁금해하는 또 하나는 드라마가 촬영된 장소입니다. 특히 주인공 재평건설 사장 하도영(정성일 분)이 만든 바둑공원을 보고, 어? 저기 어디지? 멋지다. 한 번 가 보고 싶은데? 하셨을 거예요. 저도 그랬습니다.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주인공인 문동은(송혜교)와 주여정(이도현), 하도영이 이곳에서 만나죠.

멋진 호수공원과 정자가 어우러진 곳에 자이언트 바둑돌로 장식이 되어 있고, 중간중간 놓인 테이블에서 진짜 바둑도 둘 수 있는 곳이요. <더글로리>에서는 바둑을 좋아하는 하도영이 아마 개인적인 프로젝트로 만든 곳인 것 같아요.

바둑은 <더글로리>에서 중요한 모티브 중에 하나예요. 바둑은 상대방의 집을 허물고 빼앗는 게임입니다. 문동은은 복수를 위해 바둑을 배우기 시작하지만 '다른 사람의 집을 부수고 빼앗는다'는 게임의 규칙 때문에 진심으로 바둑을 좋아하게 되죠. '침묵 속에서 맹렬하게.' 문동은의 복수의 방향과도 맞아떨어지니까요. 문동은은 지금 자신을 망가뜨린 가해자들을 찾아 그들의 것들을 몽땅 뺏을 참입니다.

<더글로리> 속의 바둑 공원은 아파트로 둘러싸인 호수공원 가에 있습니다. 멋진 정자도 있고요.

저녁이 되면 바닥에 불도 들어오더라고요. 이런 멋진 곳이 있다면 정말 가 보고 싶은데요, 어디일까요? 찾아봤습니다.

'바둑 공원'으로 검색해 보니 이런 기사가 뜨더라고요.

응? 부안이라고? 주변을 보니 여기가 아닌데?

그래서 다시 찾아보니 인천 청라신도시 가운데에 있는 청라호수에서 세트를 만들어놓고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청라호수공원은 가운데 랜드마크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지하철 7호선이 연장될 곳입니다.

출처. 카카오맵

동북쪽에 이렇게 '청라원'이라는 누각이 있는데요. 이곳에 세트를 마련하고 촬영한 것입니다.

출처. 카카오맵

청라 호수공원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커널웨이까지 총 면적 106m2 로 엄청 큰 공원입니다. 호수 안에는 인공섬들이 있고, 에코존, 전통존, 레저존, 아트존 등 4개로 공간이 구분되어 있는데, 촬영지는 '전통존'입니다. 청라 호수공원은 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한 장소라고도 하는데, 그러고보니 <도깨비>도 김은숙 작가 작품이군요.

출처. 인천시 홈페이지

청라호수공원에는 빙 둘러 조성된 순환 산책로가 4.3km나 된다고 합니다. 날씨가 풀리면 청라 호수공원을 찾아 긴 산책을 즐겨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결말과 스포

<더글로리>는 총 16부작으로 만들어서 12월 31일 파트1, 8편을 공개했습니다. <더글로리>시즌2라고 알고계시는 파트2는 3월에 공개된다고 합니다. 공개한 8편에서 던져놓은 떡밥을 아무것도 회수하지 않았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은 것도 아니어서 시즌1, 2라기보다는 파트1, 2로 부르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넷플릭스 측에서는 재미있는 드라마 인기를 업고 구독자들의 구독기간을 좀 더 늘리고 싶은 것 같습니다.

일단 파트1 결말에서 드러난 것은 이런 것이죠.

1. 하도영과 박연진의 딸 하예솔은 사실 전재준의 딸이다. (적록색맹 유전)
2. 박연진 패거리의 또 다른 희생자 윤소희는 박연진이 죽였다. 그 사실과 예솔이의 출생의 비밀로 박연진을 협박하려던 손명오는 죽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분위기는 박연진이 손명오를 죽인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검안소에 16년동안 보관되어 있던 윤소희의 사체는 사라졌다.
3. 하도영은 하예솔이 자신의 딸이 아니고 전재준의 아이라는 사실, 아내인 박연진이 학창시절 문동은에게 끔찍한 폭력을 저질렀다는 사실, 문동은이 자신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사실을 알았다.
4. 전재준은 친딸을 되찾아오고 싶어한다.
5. 박연진의 모친은 수상한 점집과 얽혀있다.
6. 문동은은 박연진이 자신의 집을 찾아오리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그래서 하도영을 그 집에서 만나게 했다.

여기까지 보면 파트2의 이야기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파트2 이야기의 열쇠가 되는 것은 하도영의 스탠스일 것 같습니다. 하도영은 과연 자신을 속인 박연진에게 분노를 느끼고 문동은을 도울까요? 아니면 그래도 예솔이는 자신의 딸이며, 박연진은 아이의 엄마라며 감싸고 돌까요?

파트1에서 하도영은 완벽한 남자로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외모에서도 사업에서도, 주위 사람들에게도 모자라거나 넘침이 없이 대합니다. 바둑판의 격자에서 직각으로만 움직일 것 같은 깔끔하고 정확한 사람이죠. 그러한 사람이 예외의 상황에서 충격을 받고 무너질 때 어떤 행동을 취할 지는 정말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룩한 점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가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 오물덩어리라는 것을 알 때는 아무래도 떨쳐내 버리고 싶겠죠.
문동은의 복수가 하도영을 통해 제대로 이루어지리라는 것이 제 뇌피셜입니다.

파트2에서는 박연진의 비밀이 더욱 낱낱이 밝혀질 것 같습니다. 박연진의 엄마와 전직 경찰서장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점집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더 그럴 것 같아요.

점집은 젊은 여성들이 바글바글 합니다. 그리고 전직 경찰서장이 호텔에서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 점집에서 점을 보고 나온 젊은 여자의 백이 비춰지요. 이 장면은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나왔던, 무속인으로 가장해 젊은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시킨 포주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연진은 거기서 나온 더러운 돈으로 백야처럼, 한 조각 어둠도 없이 살아온 것이죠. 결국 연진의 모든 환함은 다른이들을 극야에 가둔 어둠에서 나온 셈입니다.

만약 박연진이 만약 모친의 비밀을 몰랐다면 한 번 더 붕괴될 것이고,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것이 세상에 드러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도로 불안하겠죠. 그녀는 매일 아침 TV에 출연하는 유명인이니까요.

그리고 손명오의 행방. 박연진은 이미 16년 전 한 사람을 죽였고(윤소희), 그 사실을 가지고 협박하는 손명오를 처치했을 것으로 암시되고 있습니다. 그녀 발등의 상처, 피묻은 구두를 닦는 장면 등등이 파트1에서 단서처럼 드문드문 나왔죠.

파트1에서는 박연진과 가해자 무리들이 몰락할 재료들을 잔뜩 쌓아놓고 보여준 셈입니다. 박연진은 사람을 죽이고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남편의 아이라고 속였으며 모친은 수상한 사업을 하고 있죠. 전재준은 난잡한 생활을 하고 있고 마약을 유통했습니다. 목사 딸 이사라는 마약 중독자입니다. 스튜어디스 최혜정은 팔자 펴 줄 남자를 잡았지만 문동은이 예비시모의 엄청난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요. 사면초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 같네요.

장작과 불쏘시개를 다 모았으니 파트2에서는 분노의 불을 당기고 불이 활활 타는 것만 구경하면 되는 것일까요? 주여정은 자신의 '밑바닥을 기어본 기억'을 실어 문동은을 위해 칼춤을 추는 망나니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그의 칼춤은 또 얼마나 잔인할까요?

<더글로리>의 시즌2, 파트2는 3월에 오픈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