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연상케 하는 퀸메이커 은채령

지난 주말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메이커'가 화제입니다. 특히 초반의 속도감있는 전개에 많은 분들이 끝까지 정주행했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시리즈를 여는 것은 화제가 되었던 대한항공 조현아 상무의 '땅콩회항' 사건을 연상케하는 에피소드입니다. '퀸메이커'에서 주인공 황도희(김희애)는 국내굴지의 재벌가 은성그룹의 전략기획실 상무입니다.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녀를 '재벌가의 똥을 치운다'고 수군거리지만 황도희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가'로서의 프로페셔널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녀가 일의 일부로 처리하는 사건이 은성그룹 둘째딸 은채령 상무의 사내 폭력 사건 무마입니다. 

날아가는 비행기도 돌릴 것 같은 은채령

은채령 상무는 분노조절 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자신의 기사에게나 회의 참석자들에게 폭언과 고성을 일삼았는데요, 이러한 사실이 폭로되고 사내 폭력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게 됩니다. 황도희는 자신의 노련한 이미지 메이킹 전략으로 사내폭력 이슈를 덮고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성공하죠.

출처: 넷플릭스 공식 동영상 캡쳐

그런데 은채령 상무의 검찰 소환 장면을 보는데, '어?'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게 됩니다. 

맞습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검찰에 소환되었을 당시 대한항공 조현아 전부사장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당시 조현아 전부사장은 검찰 포토라인에서 눈을 치켜뜬 모습이 촬영되어 화제가 되었죠. 

출처: 넷플릭스

출처: 경향신문 보도사진

 

분노조절 장애가 의심되는 재벌가 둘째딸 은채령 상무 역할을 한 배우는 누구일까요? 바로 김새벽 배우입니다. 김새벽 배우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으며 독립영화계에서는 이미 유명한데요, 공교롭게도 2022년 개봉한 영화 '킹메이커'에도 명숙 역으로 출연했네요. 

 

소속사: 키이스트

출생: 1986년 10월 24일 부산시 출생(37세)

데뷔: 2012년 영화 로맨스 조

수상: 2020년 영화 <벌새>의 영지 역으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조연상 수상

영화 <벌새>에 출연한 김새벽. 출처: 김새벽 인스타그램

배우 김새벽. 출처: 김새벽 인스타그램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퀸메이커에서 황도희는 은채령 상무에게 쏠린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썼을까요? 

대중들은 재벌들의 잘못에 돌을 던지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무엇을 들고 걸치고 입는지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래서 먼저 유명인들이 잘못을 하고 검찰청이나 법원에 갈 때 입는 '블레임룩'을 공들여 기획하죠. 신발과 구두, 코트, 스카프 등 은채령 상무가 입고 걸친 것들은 모두 평범하고 수수해 보이지만, 사실은 고가의 명품들입니다. 

곧 은채령 상무의 '블레임 룩' 아이템들은 모두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결국 품절 사태를 부르죠. 은성그룹의 손영심 회장(서이숙)은 이를 이용해 명품관 홍보까지 할 계획을 세웁니다. 

 

황도희는 거기다가 덧붙여 대중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기로 합니다. 은채령 상무의 탈모와 유축하는 모습을 퍼뜨려 맘카페의 모성애를 자극합니다. 검찰청 앞에서는 일부러 계란을 맞도록 사람을 시켜서 일을 꾸미죠. 

 

황도희의 계획은 착착 맞아떨어지고, 결국 사건은 유야무야 화제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입을 쩍 벌리고 감탄하며 봤네요. 이미지 메이킹이란 게 저런 거구나...여론이 이렇게 조작되는 거구나 하고요.

 

전세계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 1위까지 랭크되었다는 '퀸메이커'. 정말 속도감 있고 흡인력 있는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